네팔 버스 이야기 : #2 산간 마을을 달리는 산악버스

네팔 버스 이야기
#2 산간 마을을 달리는 산악 버스



달리는 산악 버스

네팔은 전체 인구의 반 이상이 산 중턱 수천개의 마을에서 살아간다.  예전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제 도로의 개발로 설산이 눈 앞에 펼쳐진 작은 마을까지도 버스가 들어 간다. 물론.... 비교적 도심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2000m 정도의 마을 까지 말이다. 여전히 깊은 산간 마을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은 일생에 한 번도 산에서 벗어난 적이 없거나 수 시간을 걸어서 내려가거나, 우기와 건기에 따라 생활 방식을 바꾸며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. 
생활 용품들을 조달 할 때 뿐만 아니라 급한 환자가 생겼을 때도, 별 수 없다. 그 험한 산 길을 머리에 이고 등에 들쳐 업고 오르 내린다.


목적지로 향하는 버스

산악 버스는 네팔 경비행기 보다 짜릿하다. 아슬아슬한 절벽을 네팔 특유의 음악과 함께 덜컹 덜컹 온 몸으로 비포장된 도로와 교감하며 산을 오른다. 빵~~~~~~~~~~~~~ 경적이 울린다. 산악버스에서의 경적은 "나와!!!!" 의 소리 보다 "내 차가 가고 있는데 누가 오는지 안보이거든? 지금 커브 돌고 있으니깐 조심해 나 먼저 간다??!" 에 가깝다.

구덩이 메우기
(+ 음. 네팔의 거리는 정말 온 갖 경적 소리로 심장이 뛸 만큼 시끄러운 데 네팔력 올 해 부터 무분별한 경적을 막기 위해 수도인 카트만두 부터 경적 자제 정책이 시작됐다.)  


버스 바퀴가 빠지는 경우도 다반사. 그럴 땐 모든 승객이 내려서 이파리를 줍고 바위를 찾아와 구덩이를 메꾼다. 허리가 쑤셔 올 때 쯤, 예정된 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목적지에 도착한다. 

이제 도착지에서 부터는 걷기 시작한다. 짧게는 30분, 길게는 4시간..... 이게 바로 산악 버스. 차가 갈 수 있는 최종의 목적지 까지가 곧 그 마을 버스의 정류장이다. 우기에는 차가 닿을 수 있는 거리가 마을보다 더 멀어지곤 한다.

마을로 들어 갈 땐 마을 버스 기사님과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. 기사님은 최종 목적지의 마을에서 하룻 밤 묵은 후 다음날 산 아래로 내려가는 버스를 운행한다.  

예전에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 8시간. 포카라에 도착 후 산간 버스를 타고 안나푸르나 보호구역 산 중턱의 마을인 시클래스에 간 적이 있다. 3시간 정도 걸린 다기에 '그 정도 쯤이야!' 하고 자신 만만하게 버스에 탑승했다. 버스는 뜨거운 태양이 버스에 가득 담겼던 오후 한 시 쯤  출발 했고 험한 산 길을 올라갔다. 오후 4시. 버스가 한 마을에 정차 했다.
도착 했다고 생각 했던 차..  기사님이 쉬었다 가자고 한다. 이런. 이 말은 곧, 반 정도 왔으니 배 좀 채우자는 뜻인데... 허리를 두드리며 기지개를 펴고 그 후로 다시 3시간을 더 갔다.

놀이기구를 탄 듯 엉덩이가 좌석에 붙어있질 않는 버스.. . 창문과의 박치기 ..
뉘엿 뉘엿 해가 지니 버스 내부에 꼬마전구 하나가 주황색 빛을 내며 켜졌다. 고개를 넘더니 하늘의 별 만큼 반짝이는 마을의 빛! 그리고 꼬마 승객들이 창문을 열고 타잔같은 소리를 낸다. "오!호호호후후후~!" 그랬더니 마을로 부터 "후후후후호우~!" 어른들의 메아리가 들린다. 드디어 도착 했다.

기진 맥진한 상태로 마을에 도착하니 현지인 친구들이 모양이 우스운 듯 웃으며 수고했다며 허름한 가게로 안내하더니 만두를 시키며 이야기를 한다. "사실 우리는 그 버스 안타. 너무 힘들어서. 건넛마을 까지 두시간 버스 타고 가서 한 시간 정도 걸어서 올라와."

결국 마을을 떠나는 날, 버스 창문에 부딪히며 올라온 영광의 혹을 어루만지며 친구들과 걸어 내려 가기로 했다.

하산.. 다시 등산

그런데 이런. 네팔리 들의 걸음으로 한 시간 이지. 한 시간을 하산 하더니 다시 두 시간을 올랐다.  이렇게 까지 버스를 타야하나... 산악 버스 6시간을 피하기 위해. 우린 세시간의 산행 후 하루의 숙박. 두 시간의 산악 버스를 선택했다.


이젠 버스 탈 힘이 채워 졌는데. 사랑스러운 시클래스마을


보존과 편리 그 사이에서!

Comments

  1. 글뿐만이 아닌거 같아... 사진도 너무 좋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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